사냥본능은 놈들의 어쩔 수 없는 습성이다.
살금살금 기어가 공중으로 점프한 후 앞발을 곧추세워 ‘탁’ 눌러 디딘다.
그러고는 두더지보다 더 두더지답게 코를 킁킁거리며 땅을 신속하게 파들어 가면 빛을 처음 본 두더지가 짜증스럽게 세상으로 들려나오는데 그것으로 두더지 생애의 고단한 굴삭작업은 끝을 맺는다.
그렇게 잡은 두더지를 자랑스럽게 주인보라고 마당에 진열해 놓는 것 또한 놈들의 습성이다.
삶아먹으면 관절에 좋다고 끈에 매달고 가던 어릴 적 감나무골 할아버지가 생각나 여기저기 권해 봐도 몸 사래만 칠뿐이어서 그냥 언덕 숲속으로 던져지기를 최근 들어 일곱 번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