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사는 놈은 오늘을 사는 놈한테 죽는다.’
백양사사건을 보면서 어느 건달영화의 주인공이 이를 갈며 흘리는 이 대사가 왜 자꾸 떠오르는 것일까.
실제 백양사의 현 상황과 비슷해서 일 것이다.
다소인연이 깊은 곳이라 나는 누구보다 그 내막을 잘 알고 있다.
모양새는 오늘을 사는 독한 놈의 한방으로 내일을 사는 순진한 놈이 나가떨어지는 형국인데 그러나 사건은 침소봉대되어 오늘을 사는 독한 놈도 안녕을 바라볼 수 없게 되었다.
주지 직을 지키려는 무모한 욕심이 낳은 행위가 너무나 큰 풍파를 남겼기 때문이다.
당사자들은 검찰에 고발되었고 총무원부실장들이 물러났으며 종정이 연일 간담회에서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봉축행사를 앞두고 전 불도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
같은 돈 백 만 원대가 수십 차례오가면 그것이 계산상 억대도박이라니 내일을 사는 당사자들은 억울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적은 돈 가지고 억대도박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스님들의 잡기는 없어야한다.
내일 4재를 맞는 큰스님도 평소 제자들의 잡기를 철저히 금하셨다.
사미 때 단소를 배우려다 혼쭐이 난 기억을 나는 아직도 갖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사람들은 화투나 포커놀음에 심취하는 것일까.
그것은 맺고 끊는 행위에 돈이 걸리고 승부가 갈리는 짜릿함에 있고, 무엇보다 모여앉아 비비대야 직성이 풀리는 정 많은 민족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고 각을 달리해보면 ‘그칠 것은 그치고 관할 것은 관하라’는 지관의 수행법과 흡사한 측면이 매력이지 않나 싶다.
화투놀이에서 요구하는 분별, 판단, 실행력은 천태지관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측면이 있다.
고냐 스톱이냐, 콜이냐 레이스냐의 행위를 놓고 침소봉대 조금 비약적인 측면이 없지 않으나, 어쨌던 어서 모두 본래면목으로 돌아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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