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은 국회역할을 하는 종회가 있고 행정수반에 총무원장, 사법기관으로 호법부가 있다.
사회의 삼권분리체제를 그대로 답습하는 지금의 법과 제도는 1994년 4월 부패세력인 서의현 총무원장을 몰아내는 기점으로 형성된 것이다.
그러나 당시 전국승려대회를 통해 구성된 조계종의 조직과 인적구성이 20년 지난지금 쇄신과 자정을 요구받는 척결대상이 되고 있다.
원로의 자격문제 등이 불거지고 총무원장선거를 앞두고 벌이는 세력규합과 폭로전은 가뜩이나 풍전등화겪인 현 불교계에 더욱 실망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불교계의 ‘6·10민주항쟁’으로 불리는 1994년 종단개혁은 실패한 것인가.
작금의 사자신중충의 모습으로 국내외로 망신살을 타고 있는 조계종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가장 큰 문제는 민주화로 인해 무너진 위계질서다.
부처님도 강조하신 먼저 출가한 이와 나중 출가한 이의 위계는 지금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그리고 민주화를 이끄는 이들의 자질문제다.
어떤 소임을 맡던 출가승의 위의를 벗어나서는 안 되는데, 한번 권승의 조직에 맛들이면 일반정치인과 다를 바가 없게 된다.
어제 선학원의 중진모임이 있었다.
이런 자괴감에서인지 의외로 조계종과의 결별을 반대하는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오히려 선학원종단으로의 독립에 희망과 기대가 충만해 있었다.
민주화는 다양성과의 공존이나 이와 겉도는 종책입안의 획일화가 곳곳에서 잡음을 낳고 있는 것이다.
조계종에서 뼈가 굵은 한사람으로 씁쓸함을 금할 수가 없다.
